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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27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낙서장/영겁회귀2006.11.27 20:54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2005

영화를 보고 찾아보니, 켄 로치 감독의 국적은 아일랜드가 아니다.
그는 유럽을 대표하는 가난한 좌파 작가이지만, 국적은 '국왕의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있다. 상상도 못할 만큼 오랜 기간동안 지배해온 나라의
민족, 독립운동을 영화화한 이유가 멀까 궁금했다.

필모그래피를 보니 그동안 만들어온 영화들은 사회주의적이며, 친노동자적이다.
이색적이었던것은 영화의 배경,소재가 사회주의,노동자들, 계급의식의
단 몇가지인데, 나머지 영화들은 많은 영화가 내전에 대해 다루고 있는거 같다.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랜드 앤 프리덤', 니카라과의 내전을 배경으로 한
'칼라 송'이다. 내전만큼 허망하면서도 슬픈 일은 없다는 생각일까,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이 있기에 30여년 넘게 같은 목소리로 같은 희망을
갖고저 하는 목적으로 영화를 만들수 있지 않나 싶다.

 '보리숲을 흔드는 바람'도 단결된 모습으로 같이 싸우고 같이 슬퍼하며 투쟁한 이후,
얻어낸 자치구 허용이후(반쪽 독립)에 독립운동단체내에서 조약을 받아 들이고자
하는 자들과, 완전한 자유를 위해 투쟁을 계속하자는,  분열로 인한
민족간의, 이웃간의, 형제간의 죽음을 부르는 황망한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독립위해 같이 싸웠으나 투쟁으로 넘은 작은 언덕에서 그들은 갈팡질팡한다.
남은 고개를 쉬었다 갈것이냐, 마저 넘어갈 것인가 그들은 분열하고
반목하며 결국 총부리를 겨누게 된다.
이것이 영국제국으로 인해 조장된 것이든 어쩔수 없는 인간이란 동물의 역사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던지 간에 이라크의 분열처럼 또는 해방후 대한민국의
분열처럼 정반합이 이루어지는 공식처럼 우리에게 아니 인간에게는 익숙하다.

'광기에찬 민족주의'든 진정한 자유를 열망하던 인간 자유에의
의지든지간에 '투쟁'은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하고, 너무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게
한다.  데미안은 형제같은 마을동생이자 '밀고자'인 크리스를 총살하며 스스로를
자위한다. '이 아이랜드라는 나라가 이만큼의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해'. 하지만
연인에게는 투쟁과 죽음으로 자신의 인간다움이 무뎌짐을 책망한다. '난 선을
넘어버렸어. 이제는 아무것도 느낄수가 없어'. 그리고 조약 승인에선 자들도
투쟁을 계속 하던 자들도 적들과 싸울때 함께 맞고 싸운 동료를 잃어버렸으며,
그들과 함께 싸우던 동지와 이웃을 잊어버렸다. 피지배자들에게 정녕 서글픈 일은
싸워이겨내도 더 큰 싸움이 있다는것, 싸움을 해나갈수록 모든것을 잃고 잊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우리도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민족주의자들을 민주주의운동가들을
잃어왔고, 잊어왔다. 12세기 이후 계속 영국의 지배하에 있던 아일랜드의
역사는 얼핏 보아도 우리와 멀지 않아 보인다. 미하일의 죽음을 목격하는
영화의 처음부터, 가슴이 답답하며 무언가 내 폐부를 찌르는 느낌이
들수밖에 없다. 미하일의 장례식에서 부르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머릿결이 아닌 내 심장을 흔들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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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겁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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